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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水魚之交’로 본 효와 복지_김종두 교수  운영자     1402    2015-01-06

‘水魚之交’로 본 효와 복지


김종두. 성산효대학원대학교 교수

최근 언론에서 다룬 ‘한국인의 마지막 십년’이라는 기사는 우리들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지난해에 자살한 65세 이상의 노인이 무려 4,023명(매일 11명)인데, 주된 원인이 가족의 소원함에 있었다는 점 때문이다. 우리가 비록 백세시대 인생을 살고 있지만 이를 떠받칠 가족관계는 점점 척박해지고, 배운 아들․며느리일수록 효심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사회적 통념이 ‘마지막 십년’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이다. 한국인으로서 70세 이상 노인은 자신과 가족을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세대다. 이런 점에서 경로효친을 살릴 수 있는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필자는 이 기사를 보면서 고인이 되신 부모님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다시한번 부모님께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었는데, 어머니는 12살에 시집오셔서 11남매를 낳아 키우셨음에도 곱고 건강하게 사시다 백세를 일기로 작년에 소천(所天)하셨다. 그리고 아버지는 30년 전 72세 때 갑자기 혈압으로 쓰러지신 후 “너희와 함께 더 살지 못하고 이렇게 일찍 가는 것이 너무 억울하다.”고 하시면서 눈을 감으시던 모습이 더욱 그리워진다.

일반적으로 복지(福祉, Welfare)는 인간의 행복한 삶을 추구하고, 효(孝, HYO)는 가정에서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기초로 이웃․사회․국가․자연과 조화(하모니)를 추구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그런데 복지는 분명 인간이 행복의 길로 가기 위한 전제조건이긴 하지만, 그러나 “사람은 빵으로만 살 수 없다.”는 말처럼 정신적 안정과 가정의 안식을 필요로 한다. 하버드대 조지베일런트 교수는 최근『행복의 조건』이란 책에서 ‘가족적 유대관계’를 첫 번째 조건으로 꼽았다. 성숙한 방어기제, 적당한 음주/체중/운동, 금연, 교육 등 7가지를 제시하면서, 가족이 화목하지 못하면 결코 행복할 수 없음을 강조한 것이다. 때문에 사회가 건강하려면 먼저 가정이 건강해야 하고, 가정이 건강하려면 가정윤리․가족사랑을 뜻하는 효라는 보편적 가치를 필요로 한다.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나라 중에 하나였던 우리가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것은, 새마을운동 등 국민적 노력에 의해 달성된 것이긴 하지만, 그러나 오로지 “잘 살아보세”를 목표로 했던 탓에 ‘정신’을 소홀히 했던 과오가 있었다. 그러다보니 무상보육, 무상급식을 비롯 각종 수당에 관한 문제들이 정치적 계산과 맞물려 더욱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 또한 돈을 수단보다 목적으로 인식한 나머지 부모형제끼리 재산을 놓고 법정다툼과 사생결단을 하는 경우를 보면 향후 한국의 장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도 대한민국은 현재 물질적 복지문제로 정부와 지자체가 전쟁을 치루고 있고 ‘국민행복시대’라는 현 정부의 슬로건과 맞물려 국민적 기대는 더 커졌다. 그러나 “물질을 중시하는 관념은 정신에서 오므로 결국 정신이 중요하다.”는 데카르트의 말처럼 정신이 결여된 물질적 복지는 또 다른 결핍을 불러오고, 그 결핍은 분열을 조장해서 국가적 에너지를 잃게 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이런 이유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복지는 우선 인간으로서의 참모습을 구현하고, 이를 기반으로 사회와 국가를 건강하게 한다는 효에 기초한 리더십이 나와야 한다. 그리고 이는 교육이 뒷받침된 상태에서 문화로 승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맥락에서 효와 복지는 수어지교(水魚之交)요, 효와 복지를 융합함으로써 우리가 원하는 행복시대를 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8.9) 

(2013.11.17)